내가 조용필의 '고독한 Runner'를 집중해서 제대로 들은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1992년에 발표된 30년이 넘은 곡을 20년 정도는 그냥저냥(?) 듣다가 이 노래의 진가를 제대로 인식하며 들은 것이 10년 정도이다.
조용필이 인터뷰에서 여러 번 말한 것처럼, '고독한 Runner'가 조용필의 자전적인 노래... 라는 것이 오히려 이 노래를 온전히 감상하는 것을 살짝 머뭇거리게 한 것 같기도 하다. 무엇보다 14집 앨범이 지닌 어떠한 이질감(80년대 노래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린 내 귀가 받아들이기에는...)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고독한 Runner'를 듣는데, 예사롭게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냥 우연히...
그래서 이 노래의 라이브 영상(몇 안되는)을 찾아보고, 2000년 예술의 전당 공연 영상도 다시 보았다. 2000년 예당 공연의 타이들이 '고독한 Runner'였다.
그러다가 이 노래가 일본에서 먼저 녹음해 발표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음반을 검색했고, 중고 거래에 올라온 것을 구매했다. 음반을 들어보니 타이틀 곡 <붉은 낙엽>도 참 좋았다.
아무래도 1990~1992년 이 시기는 조용필의 또 다른 음악적인 그 무엇인가가 폭발했던 때였던 것 같다.
▣ 紅い落葉 · 孤独な RUNNER / Warner Music Japan / 1991.12.10 / 싱글 CD

-'紅い落葉 / 孤独な RUNNER 붉은 낙엽/고독한 Runner' 싱글 재킷.
격정적인 2곡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조용필 특유의 미소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타이틀 곡 '붉은 낙엽'의 일어 발음 Akai Ochiba를 따로 표기했다.

- '紅い落葉 / 孤独な RUNNER 붉은 낙엽/고독한 Runner' 싱글 뒷면.
한 겨울에 발매된 음반답게 긴 코트의 조용필 모습. 싱글 음반 가격이 1000엔을 넘지 않은 900엔. 가격이 좀 특이하다.
1991년 3월에 발표된 같은 레코드사의 '사랑의 공범자' 싱글도 1100엔인데...? 아무래도 노래 곡수가 1곡이 덜 들어간 3곡이기 때문인 것같다.
아쉬운 것은 '고독한 Runner'는 오리지널 가라오케를 따로 수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라오케 음원을 아예 수록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2곡 중 1곡만 수록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겠지만, 아쉽다.

- 싱글 CD 알판. 4곡이 아니라 3곡이 수록되어 있다. 다행히 내가 구한 것에는 가사지가 들어 있다.

- '紅い落葉' 가사와 악보. '붉은 낙엽'도 조용필의 일본 발표곡 중 TOP 10 안에 드는 수작이다. 일본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칼칼한 조용필의 목소리가 잘 어울리는 곡이다.

- '孤独な RUNNER'가사와 악보. 조용필은 이 노래를 일본에서 먼저 발표했다. 작사는 조용필의 오랜 파트너인 아라키 토요히사 荒木とよひさ이다.
이 노래는 편곡도 중요한데, 하기다 미츠오 萩田光男가 편곡했다. 14집 버전보다 노래가 좀 더 길고, 분위기가 클래식하다.
https://youtu.be/1cG2RrgA4Os
국내에서는 거의 1년 뒤 1992년 14집에 다른 편곡으로 발표했는데, 이 즈음의 기사를 보면 '고독한 Runner'가 일본에서 히트를 했다고 나오는데, 차분히 일본 발표 버전을 듣고 있으면 히트했다는 것에 수긍이 간다.
'고독한 Runner'는 일어 버전이든 14집 버전이든 반드시 들어야 할, 그리고 더 재평가 받아야 할 '필청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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