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음반 - LP

좀 아쉽지만 '촛불'이 있으니 괜찮아 - 조용필 2집 LP

모카필 2023. 6. 2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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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2집은 팬들 사이에서도 좀 아쉬운 앨범으로 통하는 느낌이다. (인터뷰나 자료를 보면 조용필 자신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앨범이 발매된 시기가 아쉽다. 발매(제작) 일자가 1980년 12월 5일로 나오는데, 1980년 봄에 발표한 1집의 초대박 히트로 기대감이 폭발했을 때였는데, 굳이 한 해가 다 넘어가는 12월 초에 새 앨범을 내다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그 다음 해 봄 즈음에 나와도 됐을 텐데 레코드사의 초조함과 압력의 결과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1집의 수록곡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네'와 '슬픈 미소'가 새로운 녹음이 아닌 이전 녹음으로 그대로 재수록되는 어이없는 일이 생겼다. 곡 수가 부족했다면 카네키홀 공연 기념 음반이라고 표제를 달았으니 그 공연의 라이브 실황이라도 수록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도 생각했지만 그 공연 실황 녹음 자체를 분실했다는 글을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2집은 '촛불'이 있으니 괜찮아... 이렇게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촛불'이야말로 대중가요의 정석이자 표본인 곡! 조용필이 라이브로 이 '촛불'을 마지막으로 부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몇 년전 까지만 해도 나는 공연에서 '촛불'의 그 가슴 벅찬 전주가 흘러나오기를 기대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끄... 끝내 '촛불'의 전주는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그가 공연에서 선곡을 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촛불'의 라이브 영상을  그냥 찾아 보고 듣는다.)

 
내가 가수 조용필을 처음 인식한 것은 '촛불'로 활동하던 시기였을 것이다. 
 
어느 날 '촛불'을 열창하는 한 가수를 TV에서 보았는데 그때는 아마도 흑백 텔레비전이었다.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라고 질문을 던지는 가사에 어린 꼬마들이 정전이니까... 이렇게 지극히 그 또래 나이에 맞는 유치한 대답으로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2집의 LP 버전은 많지 않다. TBC 세계가요제 금상 수상 기념 띠지 버전과 금성사 로고 사은품 버전이 있는데, 나에게는 아직 없다.


▣ 조용필 2집 / 지구레코드 / 1989.12.05

 

조용필 2집 LP

 
- 미국 카네기홀 공연 기념 음반 조용필 VOL 2. 만약 조용필의 앨범 재킷 호감도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도 이 2집 재킷이 꼴찌를 하지 않을까?

카네기 홀의 객석을 배경으로 선글라스를 낀 조용필이 요상한 디자인의 조끼를 입고 너무나도 긴 마이크 줄을 잡고 노래를 하는 모습이 '얹혀져' 있다. 카네기 홀 무대 사진이라도 썼다면 좋았을 것을... (머리도 미국에 가 있는 동안 너무 길어 있다. 긴 머리가 안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닌데, 이 모습은 그냥 길기만 한 느낌?)

 

조용필 2집 LP

 
- 2집 재킷 뒷면. 타이틀 곡이 '촛불'인 만큼 타오르는 '촛불'들이 배경이다. 사실 재킷 앞면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왼쪽 밑 사진도 훨 낫다. 각 면의 마지막 곡으로 '단발머리' 경음악으로, 건전가요 '산마을'이 합창단의 노래로 수록되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2집의 수록곡을 찬찬히 보니 2집에도 좋은 곡들이 많았음을 새삼 느낀다.

한 앨범에 '촛불' '간양록' '잊기로 했네'... 이렇게 좋은 곡이 3곡이나 들어 있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게다가 '촛불'과 '간양록'은 그냥 좋은 곡의 수준을 넘어서는 곡이니... (2집도 더 아껴야겠다)

 

조용필 2집 LP

 
- 2집 레코드판 SIDE A. 저 진지한 서체를 보라! 여기서 특이한 점은 레코드판에 작사, 작곡자 표기까지 다 넣었다는 것. 복잡해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친절한 레코드판이다. 아마도 이런 친절한 표기는 2집이 유일할 것이다. 
 
6번 트랙으로 수록된 '단발머리' 경음악은 1집 '단발머리'의 오리지널 반주인지는 지금은 확실하지 않다. 오랜만에 LP를 들어봐야겠다.

 

조용필 2집 LP

 
 - 2집 레코드판 SIDE B. 이 시절 조용필이 가성을 많이 썼는데 '잊기로 했네'의 시작 부분 가성이 참 좋다. 그리고 바로  시작되는 '나 그대 알 수가 없네~' 예쁜 멜로디... 그리고 다시 중간에 가성...

B면에 김영광 작곡이 4곡이나 있다. 잊고 있었는데 친절한 레코드판 덕분에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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