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 냉정한 사람이지만 /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 잊을 수는 없을 거야
패티김의 노래로 유명한, 그리고 몇 가수가 리메이크도 한 '이별'. 이 노래를 조용필이 녹음했다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조용필의 꽤 오랜 팬인 나도 2년 전에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제작된 베스트 앨범 카세트테이프 뒷면을 보는데 '離別'이라는 한문 제목이 보였다.
이별? 이건 무슨 노래지? 일본에서 발표된 모든 곡을 알고 있는 아닌 상황이어서, 내가 모르는 일본 곡이겠지 했는데, 작곡가 정보에 '길옥윤'이 딱 쓰여 있는 것이다.
작곡/작사가 길옥윤? 그렇다면 내가 아는 (좋아했던) 그 '이별'이고 조용필이 불러 녹음까지 한 '이별'이라고 하니... 어떻게 안 들어볼 수 있을까.
2주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조용필의 '이별'을 듣게 되었다. 녹음은 했지만 세상에 나오지 않았던 '이별'.
https://youtu.be/JP5CnkCqfNs
▣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조용필의 모든 것 / CBS SONY / 1986.12.21 / 카세트 테이프
- '조용필의 모든 것' 카세트테이프 앞면. Best of Cho Yong-Pil, 영문 표기가 있다. 정규 앨범이 아니고 카세트로만 제작된 앨범인데, 재킷 사진은 1년 전인 1985년 '어제 오늘 그리고' 재킷 촬영 당시에 찍은 사진을 썼다.
1986년 12월이면, 조용필이 폴리스타 레코드로 옮긴 시기인데, CBS SONY에서 베스트 앨범을 '카세트테이프'로만 제작을 하면서 녹음 라이브러리에 있던 <이별>을 수록한 것으로 짐작된다. (녹음은 폴리스타로 옮기기 전에 했을 것이다.)
한국의 히트곡 리메이크인데 녹음은 했지만 정규 앨범에 포함하는 것보다는 베스트 앨범에 넣은 것이 더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뒷면. 무려 22곡을 수록했다. 이 당시 LP보다는 카세트에 확실이 많은 곡이 들어갔다. B면에 4번 째 곡이 '이별'이다.
'선구자' '허공'은 국내 정규 5집, 8집 버전이다.
-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A면.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B면.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옆면. 가격이 무려 3,800엔이다. 정규 앨범이나 LP 가격보다 더 높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수록된 곡 수가 많기 때문이 아닐지...
- '조용필의 모든 것' 카세트테이프 가사지. B면 '이별'의 작사/작곡이 길옥윤이다.
가사지는 테이프 크기에 맞게 여러 번 접혀져 있다. 이 당시 일본 제작 카세트는 넣을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다 넣는 것이 특징이다. 당시 우리나라 카세트에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쓴 가사지를 넣은 음반이 몇이나 있었을지...
- 카세트 B면 4번 째에 실린 '이별'의 가사. 이 노래는 한국어로만 불렀다. 한두 번쯤은 저 가사에 마음이 쨍...했던 기억을 지닌 이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산을 넘고 바다 건너...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가사지 앞면. 완전히 펼쳐 놓은 모습.
- CBS SONY 제작 '조용필의 모든 것 チョーヨンビルのすべて' 카세트테이프 가사지 뒷면. 완전히 펼쳐 놓은 모습.
이 베스트 앨범은 비록 카세트테이프이지만, 숨어 있던 '이별'을 부르는 조용필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 만큼이나 베스트 앨범을 정말 많이 제작하는데, 가끔씩 베스트 앨범(또는 전곡집이라는 이름의 음반)에서 이렇게 정규 앨범에 실리지 않은 노래를 발견할 때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녹음까지 했지만 정규 앨범에는 실리지 않은 곡들. 그런데 또 어떤 이유에서 베스트 앨범으로 나중에 공개되는 곡들...
'이별'이 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