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가수 중 조용필 만큼 라이브 무대를 많이 가진 가수도 많지 않다. 2~3곡 정도 부르는 무대 말고 1~2시간이 넘은 단독 공연 횟수를 세자면 그 횟수는 더 많아진다. 그러한 만큼 라이브 앨범이 많이 제작됐을 것 같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면 1980년 이후 공식적인 조용필의 첫 라이브 앨범은 어떤 것일까?
'신체장애자를 위한 조용필. 서세원. 송골매 자선공연 실황 음반'
앨범 타이틀이 길고도 긴 1981년 음반이다. LP로 제작된 이 라이브 앨범은 1980년 이후 조용필의 첫 공식 라이브 실황 앨범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다른 가수의 노래가 공식적으로 같이 수록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팬으로서 의미를 하나 더 둔다면 '여와 남'의 초연 라이브가 실린 음반이기도 하다.
조용필은 '신체장애자의 해'를 맞아 1981년 4월 12일, KBS, 선데이서울, 서울신문, 일간 스포츠, 지구레코드사 등의 주최, 주관으로 열린 자선공연에 참여한다. 사회는 서세원이 맡았고, 송골매도 참여했다.
-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사진인데(정확한 출처는 까먹었다), 이 라이브 앨범의 공연 팜플렛인 것 같다. 공연 이름에 '송골매'가 없는 것으로 봐서 송골매는 아마도 우정 출연이었을 확률이 높다. KBS에서 이 공연을 녹화중계했었다는 자료를 보긴 했는데, 아직까지는 어떤 영상도 남아 있지 않다.
'똑순이'로 인기를 끌었던 아역 탤런트 김민희의 사진을 같이 실은 것은 이 공연에서 김민희가 콩트 등을 선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 이 자선 공연의 순서. 콩트와 토막 개그에 김민희가 출연한다고 되어 있다. 2부가 조용필의 무대이다.
▣ 신체장애자를 위한 조용필. 서세원. 송골매 자선공연 실황 음반 / 1981.06.15 / 지구레코드 / LP
- 앨범 재킷에 조용필의 이름이 趙容弼 한자로 크게 박힌 것을 보면 조용필의 공연이 메인이고, 그 공연에 서세원이 사회를 보고 송골매가 특별 출연(우정 출연)한 느낌을 준다.
- 재킷 앞면과 비슷하게 조용필의 옆모습. 사회를 본 서세원의 모습도 있다. 자선 공연 팜플렛의 노래 곡목과는 차이가 있다.
- '돌아오지 않는 강'과 '정'을 제외한 1집의 모든 곡의 라이브를 수록했다. 'Tragedy'는 조용필이 자주 불렀던 팝송이고(TV 쇼프그램에서도 불렀다), Etta James의 'I'd Rather Go Blind', 이 곡은 조용필이 불렀다고 해서 나중에 원곡을 찾아보았다.
- 송골매의 라이브 실황은 '탈춤' '세상만사'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 이렇게 3곡이 수록되었다. 작곡이 모두 지덕엽이다.
- 조용필의 1, 2집 히트곡들 사이에서 '여와 남'이 보인다. 1981년 4월, 이 무대에서 '여와 남' 처음 불렀을 것이다.
"신곡은... 기억해주세요. 여와 남!"
조용필의 이런 코멘트 뒤에 '여와 남' 전주가 나오는데, 같은 해 여름 해운대 공연에서의 편곡과 3집 앨범과는 다른 '초연'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조금은 덜 다듬어진?)
- 11번에 수록된 '길지않은 시간이 있네'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의 잘못된 표기이다. (이런 실수는 좀 ㅠㅠ)
- 이 라이브 실황 음반은 LP로만 발매되었기 때문에 이 앨범을 들으려면 LP를 재생해야 한다. 멜론 같은 음원 사이트에도 없고, 1981 해운대 공연과는 다르게 나중에 CD로도 제작되지 않았다. 물론 유튜브에 전체 음원이 올라와 있다. 내가 구입한 LP는 일부 음이 튀는 현상이 있다.
https://youtu.be/l03tVT3hv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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